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가는 길. 한 할아버지가 전철을 탔다. 모습에 놀랐다. 대형 여행용 가방을 끈으로 묶고, 우산을 지팡이에 의지하고, 신고 있던 신발도 흰 고무신 이었다.

"영등포 가는게 맞제?" , "네!" 할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어 큰소리로 답했더니 그제서야 자리에 앉으셨다. 자리에 앉자 주변에 앉아 있던 승객들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냄새 나서 자리 옮긴건가? 옆에 잠깐 갔더니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거친 숨을 내 몰아쉬며 혼자 앉아 계신 모습이 안스러워 말동무라도 해드릴 겸 후배와 함께 할아버지 옆으로 가 대화를 나누었다. 가방 안에 뭐가 들었는지, 고무신 신었는데 발 시렵지 않은지,등등 할아버지는 영등포 근처 (쪽방촌)에 방을 얻어 이삿짐을 옮기는 중이라 말했다.
 
가방안에는 겨울에 입을 옷들이 들어 있으며 앞으로 3~4번은 전철을 이용해 당장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옮길꺼라 했다. 집안 사정을 들어보니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삿짐이 다 옮겨지면 폐지를 주워 생활 할꺼라는 말도 해 주었다.

폐지를 주우며 겨울나기를... 흰 고무신을 신고 돌아다시다가 동상이라도 걸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 영등포역 지하매장에서 싼 운동화라도 사 드리자고 후배와 말한 다음 함께 영등포역에서 내렸다. 할아버지는 뒤 따라오는 나와 후배에게 이제 됐으니 그만 가던 길을 가라고 했다.

그냥 가기가 마음에 걸려 운동화라도 한컬레 사 드릴테니 잠깐만 시간 좀 내 달라 했는데, 한사 코 거절을 하셨다. 나라에서 도움을 주면 받겠지만, 남에게 신세는 못 진다게 거절 이유다. 총각들의 따뜻한 마음을 받으니 올 겨울은 따뜻할꺼 같다며 마음만 받을테니 그냥 갈길을 가라는 말을 한뒤 할아버지는 쪽방촌으로 발길을 돌리셨다.

그사이 후배는 할아버지 가방에 큰 돈은 아니지만 몰래 돈을 넣었다.

할아버지 몸집보다 큰 가방을 등에 메고 힘겹게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블로그에 썻던 지난 글이 생각났다.

시대를 잘못 만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고... 젊음을 전쟁과 폐허가 된 나라를... 세계 경제대국에 들어갈 정도로 만들어 주신 할아버지들을... 인생의 황혼에서나마 소외로부터 외롭지 않도록 당국은 말로만 노인복지를 내 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따뜻함.. 2008.11.06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마음과 용기를 가지셨네요.
    눈물이 핑 도네요..
    기초생계 보장만큼은 정부가 꼭 지켜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많이 어려운 일인걸까요...
    이 할아버지가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3. 막시무스 2008.11.06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십니다. 가슴이 찡해지는 감동사연이네요.

  4. 원츄~ 2008.11.06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 좀 짱인듯~!!!

  5. 난나야.. 2008.11.06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속상합니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인색졌는지..
    자기들만 배불리 먹고 땅땅거리며 살생각하지마시고!!! 제발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가여운 서민들을 생각해주시길.. 오늘도 하루하루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지를..윗분들은 아무리 우리가 외쳐도 듣는척도 안하겠지만!!!! 정말 속상합니다!!! 조금이라도 삶에 여유가 있었으면 이렇지는 않을텐데..언제쯤이면....

  6. 라라 2008.11.06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짠하네요
    젊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욱 짠하고
    할아버지 말씀데로 올겨울은 마음이나마 훈훈 하시겠어요

  7. tears 2008.11.06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나도 슬퍼요..ㅠㅠ

    오전부터 눈물이..ㅠㅠ

  8. 마루칸 2008.11.06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이 먹먹하다가 몽구님과 후배님 마음에 따뜻해졌습니다..
    마음이 너무 이쁘시네요.
    할아버님께서도 따뜻한 겨울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9. 기분이 2008.11.06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세상에 따뜻함이 남아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만든 글이였습니다.
    정말 제가 다 감사하네요...
    할아버님께서도 이번 겨울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10. 지나니 2008.11.06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내가 다 고맙네 복받으실꺼에요~

  11. 어떡하지 2008.11.06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도와드리고 싶다
    나도 돈이 별로 없지만,,,
    진짜 도와드리고 싶다
    짐이라도 날라드리고 싶어지네..
    운동화 사드린다는 것도 나라에서 도와주는게 아니라고
    한사코 거절하시고
    없으신 분들이 더 곧다는 생각도 들구..
    자식들은 안계신건가...ㅠㅠ이런거 보면 정말.
    난 내 부모님은 제대로 모셔야겟다 생각이 든다
    너무 맘이 아파 속상하다...

  12. 눈물이.... 2008.11.06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원래 눈물이 많습니다.. ㅠ.ㅠ
    님의 글을 읽고있다..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ㅠ.ㅠ

    어릴적부터 한집에 살면서 부모님과 다를바없이 의지했던 할아버지 곁을
    결혼해서.. 남편직장때문에....타지방으로 이사를 와야했습니다......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이 너무 많이 납니다...ㅠ.ㅠ
    주변의 승객이 자리를 피했다는 말에...
    왜이렇게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인지.... ㅠ.ㅠ

    저부터라도 반성해야겠습니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면.. 할머니 할아버지께..저나해야겠습니다..ㅠ.ㅠ

  13. 단비아빠 2008.11.06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몽구님과 후배님 정말로 존경스럽네요~~~
    요즘 젊은사람들이 하기에는 결코 쉬운일은 아닐텐데...
    할아버지도 님들이 말씀하신대로 올한해도 따뜻하게
    겨울을 나시기를 바랄께요~~~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14. 그냥파리 2008.11.06 17: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훈훈하신 분들이시네요.
    덕분에 차갑기만 한 세상도 아직은 따뜻하다는걸 알았습니다.^^

  15. 달팽가족 2008.11.06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양한 교육과 문화의 혜택을 받고, 재테크라는 개념도 많이 알려진 요즘을 보내고 저희 세대가 나이가 들었을때 노후대비를 못한 사람이 있다면 개인의 책임도 많이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저희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는 맨땅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우리나라를 일궈오신 분들인데..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받는 복지혜택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16. 똘킹 2008.11.26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몽구님의 블로그나 기사들을 보면 가슴속에 확 와닿는게...짠하네요...

    세계 최빈국에서 어느새 10위권의 강대국에 올라온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할아버지,할머니께 북유럽 선진국 만큼은 안 되더라도 따뜻한 보금자리와 남은 여생

    고생하시지 않고 편안히 가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요...ㅠ.ㅠ

  17. rlaalrud 2008.12.15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퍼갑니다.

  18. 도넛 2009.04.17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맘이 아프네요.. 국가에서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복지국가가(슬 따라가려다 말았죠)아닌데도 여러 선진복지국들이 복지금을 삭감한것을 따라하려는듯 우리나라는 없는 복지금에서 더 많이 삭감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속상하고 눈물이 핑도네요.. 할아버지 힘내세요 ㅠ

  19. 2009.04.28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챙피하네요
    제가 저 지하철에 타고있었더라면 자리를 피한 승객중에 한명이었을거란 생각에..

  20. Kaczynski 2009.04.28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주름에 젊음이 있었고,
    뇌에 추억이란 기억이 남아있고,
    마음에 첫사랑에대한 설레임이란 감정이 남아있다.

    노인공경은 곧 미래의 자신에 대한 공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무관심했다면 미래도 그렇게 바뀌지 않을테니까 말이죠.
    "작은 나비의 날개짓에도 세상은 크게 변화한다." 나비효과를
    "나의 작은 행동에 세상은 크게 변화한다."로 바꿔 쓸 수 있겠죠.
    "대한민국 아름다운 나라 이대로 내 시간이 멈춰서 내 눈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면"이라는 말이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나부터 변화한다면 언젠간 가능할지도 모르죠.

  21. 야 씨발 내가꺼져이다 2016.12.28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