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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언론탄압] MBC 최승호 피디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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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언론탄압] MBC 최승호 피디 증언
  • 미디어몽구
  • 승인 2011.06.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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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탄압에 대한 증언.


이분들을 감히, 대한민국 언론계의 전설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MBC PD수첩의 최승호 피디, KBS 탐사보도팀의 김용진 팀장, YTN 돌발영상의 임장혁 팀장, EBS 지식채널의 김진혁 피디. 하지만 이분들 타이틀엔 前 이라는 글자가 따라 다닙니다. PD수첩에서, 탐사보도팀에서, 돌발영상팀에서, 지식채널에서 쫒겨났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그리고 MB정권에서의 언론 탄압을 말했습니다. 오늘부터 매일 한분씩.. 이분들의 생생한 증언을 영상과 글을 통해 알려 드릴까 합니다. 그 첫번째로 MBC PD수첩 피디였던 최승호 피디의 증언 입니다.

권력의 집요한 탄압 앞에서도, PD들에 대한 연행과 구속 위협에도, PD수첩 제작진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주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었습니다. 권력, 재벌, 종교, 언론, 다국적 기업이라는 금기와 성역을 넘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켰던 PD수첩. 이런 모습은 최승호 PD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PD수첩은 살아남을 것이다 - 최승호 ( MBC 前 PD수첩 피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도 년 반이 되어 갑니다. 그 시간은 PD수첩이 탄압을 받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정치권력, 검찰권력, 언론권력, 그리고 그들의 하수인 역할을 한 내부의 완장들...PD수첩은 그들과 맞서야 했고, 때로 피를 흘러야 했지만 그래도 아직 서 있습니다. 비록 지금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저는 이 정권이 끝날때까지 PD수첩의 정신이, 그 깃발이, 내려지는 일은 없으리라 확신 합니다. 우리는 살아 남을 겁니다.

진짜 강적들이 나타나다.

그렇습니다. 지금 PD수첩은 유례없는 싸움을 하고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례없다는 것은 현재 PD수첩 PD들이.. 사실상 PD수첩의 정부 비판을 봉쇄하는 데만 관심 갖고 있는 진짜 강적, 국장과 부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 입니다. PD수첩이나 PD수첩이 소속된 시사교양국은 한번도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부장이나 국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비록 외부 압력이 강했지만, 나름대로 PD수첩의 기본 정신이.. 정부를 비롯한 강자를 비판 하는데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는 사람들이 관리자를 맡아 왔습니다. 그들은 때로 압력이 강할때 타협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원천 봉쇄를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름의 협상과 타협을 통해 PD수첩의 비판정신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들은 자기 삶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자세를 취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인간형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시스템을 없애고

국장이라는 사람은 부임 후 가진 첫 PD총회에서 '선배들이 출세 못하는 것은 후배들이 잘못해서 그렇다'는 식의 말을
한 사람 입니다. 그래서 시사교양국을 살리기 위해 자기가 결단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 결단이란 저를 비롯해서 경험 있고, PD수첩을 좋아하는 PD들을 쫒아낸 것을 말합니다.

그는 국장이 된 뒤 사사건건 PD수첩이 망하는 쪽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PD수첩의 홍상운 앵커를 쫒아내더니 후임 앵커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앵커시스템 자체를 없애 버렸습니다. PD들이 직접 앵커 역할까지 하라는 것이지요. 전문 아나운서가 하던 나레이션을 갑자기 PD들이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유는 자기도 과거에 그랬다는 것이 다 입니다. 이후 PD수첩은 방송할때마다 어색하고 아마추어스럽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PD들이 끈질기게 그러면 안된다는 의견을 모아 전달했음에도 오불관언이었습니다.

시청률이 유일한 잣대?

국장은 사사건건 이명박 대통령 심기를 상하게 할 만한 아이템은 못하게 했습니다. MB 무릎기도 사건에 대한
취재를 국장이 막은 것을 비롯, 이번에는 대북 경협을 중단한 조치에 대한 취재도 막고 나섰습니다. 이유도 웃깁니다.
시청률이 안 나올것 같아서 막았답니다.

PD수첩 같은 프로그램에 시청률을 잣대로 들이대면 안됩니다. 제가 과거 PD수첩 책임 피디 시절,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를 취재했습니다. 당시 난자 수급 과정의 문제점을 다룬 1편 시청률이 5.% 였습니다. 그런데 방송 뒤 난리가 났습니다.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에 수십만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회사 업무가 마비될 만큼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광고가 모두 떨어져 나갔습니다.

한미FTA 협상 과정을 비판한 프로그램은 시청률 4.9% 였지만, 여론에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죽했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PD수첩 PD와 토론하고 싶다고 요청해 왔겠습니까. 시사 프로그램을 시청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그 속에 그 속에 무슨 저의가 있기 때문 입니다.

시청률을 올리라 주문하면 PD수첩이 선정적인 아이템을 다룰테고, 그러면 정권을 겨냥하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테지요. 그러니 자꾸 시청률, 시청률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시청률 올리라면서 스스로 떨어뜨리는 국장

그러나 실제로는 국장 스스로가 PD수첩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결정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작년 1년동안 PD수첩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평균 8%가 넘었거든요. 광고 판매도 아주 좋았습니다. 문제는 1월부터 떨어졌다는 겁니다. 원래 시청률이라는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장은 월초에 부임하자마자 PD수첩의 1월 2월 시청률이 5%선이라며 문제 삼았습니다.

지난해 '검사와 스폰서',4대강','민간인 사찰'등 PD수첩이 던진 화제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 그런건 다 무시하고
올해 시청률이 낮다며 피디수첩 PD들을 깡그리 인사해 버린 겁니다. 저를 비롯해 경험 많은 PD들을 다 축출했습니다.
이러면 시청률이 잘 나올까요? 당연히 아니지요. 그래서 시청률은 계속 나쁘게 나왔고, 그러자 그것을 다시 아이템 통제의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앵커 시스템,전문 나레이션을 없앤 결정과 경험 많은 피디들을 쫒아낸 결정 등 시청률을 떨어뜨리는 결정을 자신이 해놓고 그 결과 다시 시청률이 낮게 나오는 현상을 정권 비판 아이템을 못하게 하는데 명분으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국장이 싫어하는 아이템 고집하면 부동산 개발회사로 가야

이 분들 특징이 논리가 없을 뿐 아니라, 조자룡 헌 칼 쓰듯 피디들 목을 댕겅댕겅 맘 내키는대로 날린다는 것입니다. 윤길용 국장은 이번에 남북경협 아이템을 고집한다고 해서 이우환 피디를 내쫒았습니다. 아예 드라미아라는 부동산 개발하는 곳으로 보냈습니다. 이 피는 이제 용인에 가서 근무해야 합니다.

이피디는 그나마 피디수첩에서 싸우다 그렇게 됐지만 한학수 피디는 정말 황당하게 쫒겨났습니다. 그저 평피디협의회의 대표 중 한사람이라는 이유로 쫒아낸 겁니다. 한피디도 이제 수원에 가서 근무해야 합니다. 굳이 보내려면 피디들이 관행적으로 가는 심의실이나 MD근무 등 비교적 저항을 덜 느끼는 곳도 있건만, 이렇게 전례 없이 발령을 낸 이유는 뭘까요?

저는 그것이 나머지 피디들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앞으로 국장이 싫어하는 아이템을 고집하면 지방으로 쫒겨날 각오를 하라는 거지요. 이런 식의 발령은 명백하게 재량권을 넘어선 것이고 하용하는 안 되는 것입니다. 노조에서 가처분 신청을 했다니 그 결과를 주목해야지요.

PD수첩은 살아 남을 것

그러면 앞으로 PD수첩은 기대할게 없어진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디수첩은 지금 가장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의지도 충만한 상태입니다. 최승호가 쫒겨나면 이우환이 들어가고, 이우환이 쫒겨나면 또 다른 후배들이 그를 대신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권력을 비판하는 일상적인 언론행위를 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니... 하지만 싸워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요.

저는 피디수첩이 앞으로도 계속 권력에 대한 비판을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작과정에서 너무 걸림돌이 많아 큰 보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권력비판이라는 기본에서는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MBC에는 아직 저항의 역량이 남아 있다

제가 이렇게 낙관하는 것은 아직 MBC에 저항의 역량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MBC 노조가 건재합니다. 과거 년 동안 여러차례 파업을 하고 조합의 동료들이 징계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근행 전 위원장은 해고까지 되었지요. 이러한 노동조합 지도부의 자기 희생적 투쟁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는 매우 강합니다.

그리고 언제든 조합원 대중의 행동이 필요할때 그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라디오 본부 피디들과 시사교양국 피디들의 투쟁에 노조 각 부문 조합원들이 함께 결합하는 강도는 상당합니다. 각 부문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아침,점심,저녁 농성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MBC 내부 게시판에 자유발언대 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오는 의견은 선임자노조 위원장의 의견 말고는 모두 경영진과 시사교양국장, 라디오 본부장을 비판하는 것들입니다. MBC 내부 여론이 어느정도인지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노조 외에도 시사교양국 피디들의 역량도 건재합니다. 시사교양국은 PD수첩이 소속된 국인데 소속 피디 중 상당수가 PD수첩을 거쳤기 때문에 PD수첩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는 다른부서 소속이라 하더라도, 모두 자신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합니다.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체포하러 오던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사교양국은 PD들은 단결된 힘으로 경영진의 PD수첩 탄압을 막아 냈습니다. PD수첩이 MBC 뉴스와는 달리 이처럼 오래 버틸 수 있는데는 구성원들의 결기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민사회의 지원이야말로 탄압을 막는 방패막이

또 하나 제가 낙관하는 이유는 시민사회의 지원을 믿기 때문 입니다. PD수첩은 민주시민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고,그 사람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PD수첩이 탄압 받을때마다 시민 사회는 잊지 않고 보호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때로는 집회로, 때로는 촛불로, 때로는 댓글 하나로 PD수첩을 탄압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전달 됐을 때 탄압의 주역들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저는 그 힘을 믿습니다. 그래서 그 힘을 두려워 한다면 결코, 이명박 정부가, 그 사주를 받은 방송계의 완장들이, PD수첩을 없애는 만용을 부리지는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안다면 PD수첩의 피디들이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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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신명나는 세상을 위해, 새대의 정직한 목격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내걸었던 모토를 지키기 위해, 최승호, 이우환, 한학수의 귀환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는거. 그래서 우리가 이분들을 잊지 말아햐 한다는거.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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