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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리스트와 관련, MBC <100분 토론>에서 유력언론사 사주의 실명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던 이정희 의원, 그로 인해 네티즌의 확고한 지지를 얻었지만, 이종걸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함께 <조선일보>에 의해 형사고소를 당했다.

의회 내 발언으로서 면책특권이 보장된 상황에서 장자연 리스트를 언급한 이종걸 의원(물론 <조선일보>는 '면책특권' 여부와 관계없이 고소를 진행했다)과는 달리, 면책특권 보장이 안되는 공중파 방송에서 유력언론사 사주의 실명을 거론해 많은 이들이 이정희 의원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 어떤 생각으로 유력언론사 사주의 실명을 거론했는지, 그리고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지가 궁금했다.

우리는 21일 오후에 국회 의원회관 이정희 의원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한된 시간 동안 가급적 많은 내용을, 그리고 홍수처럼 쏟아지는 '장자연 리스트' 관련 언론 보도 속에서 거론되지 않은 부분을 다루려고 노력했음을 알리고 싶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회 내 발언이 아니라, 방송 그것도 대중영향력이 높은 <100분 토론>에서 유력언론사 사주의 실명을 거론해 파문이 컸다.

"그 당시에 '(이종걸 의원 발언 관련) 면책특권 성립 여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며 자연스럽다고 봤다.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책무이기도 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차원에서 '00일보'로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종걸 의원도 그렇지만 이정희 의원도 결국 <조선일보>에 '찍힌 셈'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도 있듯이, <조선일보>에 '찍히면' 그 '찍힘'이 평생 갈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정희 의원 본인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런 걱정을 좀 하셨다고 들었다. 그 '걱정'을 살짝이라도 풀어본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아주 다양하게 접근해올 것이라고, 그리고 '감시' 명목으로 파헤칠 것이라고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한다. 그것이 진실일지의 여부는 경험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도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면 버틸 힘이 생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인터뷰 전에 이정희 의원실 모 보좌관과 '뼈 있는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100분 토론> 방영 이후, 그 보좌관은 혹시라도 <조선일보>에 괜한 트집 잡히지 않으려고 혹시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는 일조차도 조심하려고 노력한다고.)

-장자연 리스트 수사는 경찰이 맡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리가 있겠느냐"는 회의를 품고 있다. 유력언론사 사주 등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자체에 품고 있는 회의이다. 이 부분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대중을 향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언론이 흔히 이야기하는 ㅇㅇ일보, 그 유력일간지의 특정임원이 관련되지 않았다면 경찰이 그럴까(부실하게 수사할까) 싶은 걱정도 든다. 사태가 그렇게까지 진행되니 정치인이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통상적인 수사절차에 따라 치밀하게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그런 회의서린 이야기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분에서 오해가 증폭돼 정치문제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안타깝다. 경찰이 너무 늦게늦게 가는 것 같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을 읽어보셨나 모르겠다. "짜고 치는 게임", "관음증", "안티 조선의 조바심" 등의 표현이 활용됐다. 김대중 고문 개인의 의견일수도 있지만, 김대중 고문이 <조선일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글의 내용, 그 파장을 생각하면 <조선일보>의 입장으로 읽힐 수도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 글에서는 이정희 의원의 이름도 거론됐다. '답장' 한번 보내주시는 것도 의미있는 것 같다. (김대중 고문 칼럼 바로가기)

"칼럼을 쓰시는 것은 자유다. 그런데 그 글을 보니 '문제의 인사뿐 아니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 그 모함의 상대가 누구든 가차없이 대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고 있다'는 부분이 있더라. <조선일보> 기자 전체 사이에서 왜 그런 의지가 생기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일반 기업에서는 아무리 고위직이라고 하더라도 성(性)과 관련된 일들, 내지는 업무와 상관없어야 하는 잘못된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와 관계를 끊으려고 노력한다.

'<조선일보> 기자 전체'는 왜 이것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지 궁금하고 의아하다. 고소 건도 <조선일보>가 나서고 있다. 별개의 법인이 고소한 것이다. 사주 개인과 회사 전체를 동일시하는 일이 <조선일보>에 뿌리깊게 개입되면서 이런 행동으로 표출된 것 같다.

이런 방식보다는 의혹 해소 차원에서 빨리 수사를 받고 대중의 궁금증 해소 차원에서 해명해야 한다. 언론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누구보다 큰 사람이 문제제기한 국회의원과 언론사, 시민사회 인사들에 대해 형사사건으로 끌고 가는 것이 과연 온당한 해결책일까. (웃으며) 물론 답장을 따로 쓸 생각은 들지 않지만……."

-장자연 리스트의 본질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느낌임을 전제하고 말씀드린다면, 연기자를 꿈꿨던 한 여성의 비극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언론과 정치인이 집단으로 가담한 정치싸움이 주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우려도 들어 여쭤본다.

"비교가 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저는 변호사로서 성매매 문제를 오래전부터 다뤄왔다. 가강 극명한 것으로 군산 성매매밀집지 노예매춘 관련 소송을 오랫동안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도 이렇게 냉정하구나'라는 생각, 즉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에 대해 냉정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연예인의 성상납이나 성접대 등의 고리는 사람을 능력이나 가능성으로 평가하지 않고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바침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고인으로서는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바닥이 다 그렇다'라는 식의 사회적 인식인 것 같다. 그렇게 묻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경찰이 이 문제를 있는 그대로 정치문제로 비화시키지 않고 평범한 사건으로 조사했다면 고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풀려나왔을 것이다.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정치권과 거대권력이 등장했고, 그들의 형사사건으로 비화된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고인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이다.

정치인이 여기서 해야 할 몫은 사건의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게끔 돌려놓는 것이다. 정치인이 할 일이 없어서,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이러는 것일까. 경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치밀하게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현실이 된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구조적으로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방송을 소유하면 방송의 드라마 제작 편성권도 장악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 이 부분에 대한 이정희 의원의 생각은?

"연예인은 언론 보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긍정적 보도에 따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성상납이나 성접대 등의 문제가 불궈진 것 같다. 유력신문이 방송을 겸영하면 그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방송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보도 뿐 아니라 뉴스나 드라마 및 예능 프로 제작에 반영될 수도 있다. 언론의 독립성과 다양성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와 가능성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 겸영은 이 가능성을 줄인다. 그런 사건이 더 많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기자도 블로그에서 경험한 것인데, 국회의원 뿐만이 아니라 블로거들도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조선일보>를 거론했다가 게시글에 대한 권리침해신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 그 규제가 네티즌과 블로거들에게도 일찍부터 확산됐다는 것이다. 마침 이정희 의원은 사이버 모욕죄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구글이 유투브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실명제를 거부했다. 인터넷에서 견지해야 할 입장과 원칙이 그 부분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인터넷은 매우 열린 공간이다. 얼굴을 맞대는 것보다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공간 특유의 기본적 익명성과 창의성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학교 교실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얼굴 맞대고 싸우는 것과 동일하게 보면서 인터넷에서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다 보면 인터넷의 순기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 <조선일보>가 게시글에 대해 권리침해신고하는 것은 그들에게도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언론사 스스로 우월한 언론접근권을 갖고 있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큰 언론접근권은 자신이 직접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절한 조치가 아니다."

-반드시 '장자연 리스트'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체감한 <조선일보>의 영향력에 대한 느낌이 있을 것 같다. 어떤 느낌인가? 괜찮으시다면 간단한 에피소드 소개도 가능할지.

"직접 겪은 것은 별로 없다. 영향력 이야기는 아닌데, 변호사 일을 하는 동안 '조중동'이라는 언론권력에 맞서는 사람들이나 반대언론의 변호를 많이 했다. 그분들이 많이 난감해하더라. 소송 과정에서 '조중동'이 끊임없이 보도하면서 대응이 어려웠던 것이다.

거대한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세무조사도 있었고, 대통령이 명예훼손 고소와 정정보도 요청도 했지만, 그 권력은 살아남았다. 강대했다. 하지만 작년 촛불시위 과정에서 시민들의 광고불매 운동을 이어가면서 광고수주량이 떨어져 '조중동'이 위태로움을 느끼는 상황까지 갔다. 집중화된 언론권력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통령이 10년 넘게 시도한 일은 대중은 두 달만에 해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비록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대성씨가 옥살이를 했다. 클로징 멘트로 인해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신경민 MBC 앵커도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났다. < PD수첩 > PD들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긴급체포됐던 적이 있거나 사내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걸 의원을 비롯, 이정희 의원도 <조선일보>에 고소당한 이유도 결국 "할 말을 하려던 것"이다. 한편으로 '같은 선상'의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의원님의 생각은?

"같은 맥락이기는 하지만, 그분들에게는 한편으로 죄송하다. 하던 일에서 물러나고 잡혀가기도 했고……. 국회의원은 아직 '보호막'이 있다고 본다. 당장 잡혀가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을 그만두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고생하시는 분들께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역사는 늘 진전한다고 믿는다. 평지풍파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인터넷과 언론의 자유가 '이럴수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 우리는 바닷물에 떠 있는데 썰물에 밀려져나간 느낌이다. 그런 일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쌓아놓은 것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훨씬 더 힘을 내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뒤로 후퇴한다는 것을 보여준 몇 가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힘이 모자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민주화를 이루었던 열기와 경험이 있다. 다시 모을 수 있는 마음과 열정이 필요하다. 다시 모일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위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종걸 의원에게 '연대의 한마디' 남길 수 있는지.

"이종걸 의원의 대정부 질의를 통해 제가 100분 토론에서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졌다. 문제를 처음으로 지적하신 것은 정말 좋은 일이었고 중요한 일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평가를 받으실 것이라고 믿는다."

인터뷰 진행 및 글 작성 = 박형준의 창천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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