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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서울역 노숙인 눈에 비친 귀경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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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서울역 노숙인 눈에 비친 귀경객들
  • 미디어몽구
  • 승인 2008.09.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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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때 쓴 글이다. 매년 서울역을 지나는 귀성,귀경객들을 보면서 이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서울역 앞 파출소의 도움으로 노숙인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냥 가면 인터뷰를 안해 준다고 하길래 소주와 과자를 사 들고 갔던...술 못한 내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종이컵 반잔을 같이 마시며...

역귀성하는 노부모의 '애틋함'은 제작년 추석때 쓴글.

▶ 원 게시물 : 서울역 노숙인 눈에 비친 귀경객들

▶ 관련 글 : 역귀성하는 노부모의 '애틋함'


"고향 다녀오신분들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물었더니..

추석 연휴 보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 서울역앞 광장에 많은 노숙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길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 있거나 , 술을 마시고 있거나, 대화를 하거나, 귀경객들에게 술한병만 사달라는 노숙인들. 추석 연휴동안 고향에 가지 못 하고 서울역광장과 지하도에 잠을 청했던 노숙인들 눈엔 고향 다녀오신 분들이 어떻게 보였을까요?

매년 명절때면 고향가시는,다녀 오시는 분들을 서울역에서 많이 봐 오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그분들을 보고 일 열심히 해서 다음 명절엔 꼭 고향에 다녀와야지"하는 노숙인들이 있지 않을까 해서 다른 질문 보다도 만난 분들께"고향 다녀오신 분들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여쭤 봤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분들이 사회 생활을 할려고 하는 의지가 엿 보이는지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분을 만나 얘기를 나눠 봤는데, 한결같은 답변은 "나도 고향에 가고 싶지만...돈이 없어 못간다"는것이었습니다. 노숙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일할 의지도 없어지고 , 젊은 노숙인들은 일을 해도 돈도 안 주고, 그래서 귀경객들을 볼때마다 "내 자신이 한심하고 ...그렇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럼,이런 생각만 갖지 말고 일을 열심히 해서 내년 설엔 고향에 가 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노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안 써준다"며 "여기서 노숙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런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일할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노숙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많은 노숙인들의 다소 절망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노숙인 쉼터 같은곳도 들어가면 군대나 감옥처럼 폭행도 일삼고, 서열성 체계가 잡혀있어 갓 들어간 노숙인들이 적응하기엔 힘이 들어 바로 나와 버린다며, 그나마 거주지가 있는 노숙인들에겐 정부의 혜택이 있는데, 오래 노숙생활 한 분들에겐 재활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노숙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는데라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보고 일도 안하고 뭐 달라고만 하는데 이말은 이론상 맞는 말이지만...우리는 뭐가 있어야 일을 하는데 아무것도 없이 무조건 일만 하라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6년동안 시골에 가지 못 하고 서울역에서 생활한 한 노숙인은 명절때가 되면 고향가는 귀성객들과 고향에서 돌아오는 귀경객들을 볼때마다 "내 자신을 탓하기엔 사회가 IMF 터지고 난 뒤부터 내 말을 들어주질 않아 이런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 많은 시민들의 인식이 안 좋게 비춰져 이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죽을때까지 이 생활에서 못 벗어날꺼 같다"며 눈시울 붉히기도 했습니다.

매년 명절 고향을 갈려고 서울역을 갈때면 많은 노숙인들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껍니다.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 수 있는 여유와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으로 이분들도 명절날 환하게 웃으며 고향에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한건 아닌지...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관련링크 : 역귀성하는 노부모의 '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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