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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마장동 쇠고기판매상 언론 보도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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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마장동 쇠고기판매상 언론 보도에 분노
  • 미디어몽구
  • 승인 2008.08.20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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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 : 박형준 , 몽구]

요즘 들어, '미국산 쇠고기 본격 유통'을 앞두고 그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자주 볼 수 있다. 핵심은 "과연 잘 팔리느냐"일 것이다. 하지만, 그 핵심에 대한 보도는 언론에 따라 서로 다르다.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서울 마장동 축산도매시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지난 17일 마장동 축산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쇠고기 소비가 증가해야할 때이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에 그쳤다. (중략)
 
특히 마장동시장 육류판매상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것에 주위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보름째 미국산 쇠고기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아직까지 뼈있는 쇠고기를 유통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취급할 예정이지만 이것 또한 당분간 소비가 활발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 19일자 기사 <한우 인기 vs 美쇠고기 썰렁 '양극화'>의 일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검역량에서 뉴질랜드산을 제치고 호주산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수입업체들은 특히 LA 갈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다며 수입을 늘리려 하고 있다. 6월 26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새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되고 50일이 지난 지금,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중략)

미국산 쇠고기는 값이 싼 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등급 등심 100g당 소매 가격은 한우가 6000~7000원, 호주산은 0~4000원 선인데, 수입업체 이네트가 파는 미국산은 1000원 선이다.

수입업체 에이미트의 박창규 대표는 'LA갈비는 물량이 없어 대리점에 주지 못한다'며 '대형 마트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 시작하면 광우병 파동이 일기 전인 200년 수준만큼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는 음식점과 일부 정육점을 통해서만 팔리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같은 대형 마트는 팔지 않고 있다. (후략)" -<중앙일보> 19일자 기사 <수입업체 “LA갈비 없어서 못 팔아” 미국산, 뉴질랜드산 제치고 2위>의 일부





이 상반된 보도 중, 무엇이 진실이었을까? '몽구'와 '박형준'은 19일 오후 마장동 축산도매시장을 찾아갔다.

마장동 상인, '언론 보도'에 격렬한 분노

오후 무렵, 늦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장동 축산도매시장은 무척이나 한가했다. 고기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포착되지 않았을 정도였다. 상인들 대부분이 손을 놓고 있었다. 시장 분위기는 앞서 비교한 <아시아경제> 측 기사의 분위기가 맞는 것 같았다.

일단 중요한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정말로 잘 팔리느냐는 것이었다. 상인들과의 대화는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듯이 격렬한 분노를 토해냈다.

'몽구'와 '박형준'을 놀라게 했던 것은, 마장동 축산 상인이 '격렬한 분노'를 토해내면서 꺼내놓은 신문이 <중앙일보>였다는 사실이었다. 앞서 제시했듯이, <중앙일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대표창구로 알려진 '에이미트'의 입장을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잘 팔리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작성했던 바 있다.

<중앙일보>가 그를 분노케 한 것은 <중앙일보> 기사가 신문지상에 제시한 한우·미국산·호주산 쇠고기의 가격과 관련된 그래프 그림이었다.

"미국산 등심의 소비자 가격을 100g당 1천원이라고 표시해놨다. 우리는 미국산 등심을 수입할 때, kg당 ~4만원 가량의 단가로 예상하고 있다. 오도를 이렇게 해버리면, 소비자들은 이 가격(100g당 1천원)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혼동을 할 것이다. 우리가 판매를 전혀 할 수가 없게 될 것이고, 우리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

전에도 이와 같은 '파동'이 일어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에이미트' 앞에서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마장동에 와서 '가격 조사'를 거친 뒤에 제대로 보도해달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렇게 보도해버리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인가."

'몽구'와 '박형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사실, '에이미트' 홈페이지(http://www.a-meat.com/)에 접속해 홈페이지 중앙에 등장하는 쇠고기 목록을 클릭한 뒤 '윗등심'을 선택해 가격 정보를 알아보면, 1Kg당 1만원의 가격으로 Kg 이상 주문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일보> 측의 그래프 그림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 정보를 참고했다는 '이네트'는 고급 및 선물용 세트 쇠고기 상품 이외에는 가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

마장동 상인의 '격렬한 분노' 속에 "그래서 내가 '에이미트' 앞에서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마장동에 와서 '가격 조사'를 거친 뒤에 제대로 보도해달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한겨레21> 714호 기사 <“협상 타결 전에 쇠고기 거래됐다”>에서는, 지난 6월4일 저녁 서울 군자동 한 음식점에서 국내 육류수입유통업자 20여 명이 나눴다는 대화 속에 '에이미트'와 '박창규 대표'에 대한 인상적인 내용이 거론돼 있었다.

한가지 더 의미심장했던 것은, 해당 <중앙일보> 기사의 제목 속 "수입업체 'LA갈비 없어서 못 팔아'"라는 부분이다. <중앙일보>의 해당 기사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수입고기 숯불갈비 전문점인 오래드림 화곡점의 김창조(58) 사장은 '호주산과 미국산을 같은 값에 파는데, 대체로 손님들이 원산지를 가리지 않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0대 젊은 고객들은 호주산 쇠고기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는 값이 싼 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없어서 못 팔아"라는 부분을 이 부분과 연계시켜 판단해보면, "미국산 쇠고기가 잘 팔려서 물량이 부족해 못 팔 정도"라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장동 상인들은 "초반 물량 공급이 아직 제대로 안돼 (미국산 쇠고기가 잘 팔리는지에 대해)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의 주장은 "진짜 없어서 못판다"는 것이었다.

정부도, 언론도, 촛불도 모두 원망스럽다

본격적인 질문을 잊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는 정말 잘 팔리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상인들의 반응은 아래와 같았다.

"'미국산 쇠고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촛불시위' 눈치를 보면서 망설이는 기색이다."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 엄청나다. 2/ 이상, 시장이 죽었을 정도다. 카메라 들고 다니면 상인이 정색을 하고 다가올 정도로 (언론에 대한) 분위기도 안좋다."

예상대로 '촛불시위'에 대한 상인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촛불시위'만이 아니었다. "정부의 엉터리 협상이 그 기점"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으며, 언론의 혼란스러운 보도로 인해 많은 피해를 봤다는 인식 아래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들은 '이익 집단'이다. 손해를 보게끔 한 대상을 미워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도, 언론도, 촛불도 모두 원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미국산 쇠고기'가 얼마나 복잡한 실타래와 같은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에이미트'를 민감하게 거론한 것으로 감안해볼 때, 이들 내부에도 민감한 기류가 감지된다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잘 팔리느냐"와 "안 팔리느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잘 팔린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언론과 의견이 통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가격 결정'에 관한 문제로 오히려 더욱 격렬히 성토하는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원망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이토록 복잡하게 만든 이들은 누구였을까? 그렇듯, 마장동 축산도매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축 늘어진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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